부활절 데코,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 즐기기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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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에서의 일상

부활절 데코,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 즐기기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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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유치원도 장기간 못 보내게 되면서 2주에 한번 정도 주말에 함부르크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브레멘 시댁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는데요. 지난 주말은 아이들이 시댁에 가있는 주말이었어요. 목요일 시아버지께서 퇴근 후 아이들을 데리러 오셔서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금요일 재택근무는 정말 집중해서 할 수 있었어요.

 

아이들도 그네도 있고 자전거도 원없이 타고 아빠의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코로나로 집에만 있는 것도 지쳤겠지요. 

 

할아버지를 너무 좋아하는 둘째는 오자마자 안겨서 할아버지를 따라가버리고 첫째도 익숙한듯 세 번 자고 만나요~ 동생 잘 보살필게요. 하며 길을 떠났습니다.

 

아이들이 가고나면 정말 고요한 정적... 잠시 멍하게 소파에 앉아있다가 미뤄뒀던 집안 청소와 계획된 것들을 해 나갑니다.

 

부활절이 다와가기에 겨울 데코들은 다 집어넣고 봄과 부활절 데코를 창고에서 꺼내와 부활절 장식을 가장 먼저 했어요.

 

부활절 달걀

 

정원에 있는 나무 중 부활절 달걀을 달면 딱 좋은 나무가 있어서 달걀 데코를 걸어두고 나뭇가지들 몇 개를 잘라와서 화병에 꼽아요. 위 나무는 부활절 장식을 달 때쯤이면 새잎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는데 부활절이 지나고 달걀 데코를 다시 빼낼 때는 새싹들이 수북해서 꺼내기가 힘들어진답니다. ㅎㅎ

 

 

부활절 데코

 

정원서 잘라온 나뭇가지에 부활절 달걀데코를 걸었어요. 화병에 물을 주고 꽂아두면 저 여리여리 새싹이 점점 자라나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쁨이지요.

 

부활 그 의미...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새들이에요. 입을 쩍 벌리고 엄마아빠가 가져온 먹이를 기다리는 부화한 아기새들. 너무너무 귀여워요. 

 

 

 

저는 아기 엄마가되고 나서는 티브이 뉴스에서 동물들의 모성애 이런 거 보다가 괜히 눈물 훔치는고 ㅎㅎ 줌마 본성이 아주 나오더라고요. ㅎㅎ

 

 

무슨 꽃일까요.

 

정원에 가장 먼저 핀 꽃은 이 하얀 꽃인데요. 작년 10월에 시어머니께서 알뿌리식물들 (구근식물이라고 하죠?) 여러 개 가져다주셔서 심어 두었던 건데요.

 

분명 심을때는 이름을 알았었는데... 아... 뭐였지? 튤립은 아닌 거 같고... 식물 초보는 이렇게 심을 때 잠깐 이름 기억하고 금방 또 잊어버립니다. 내년에는 알뿌리를 심을 때 이름을 대충 노트해 둬야 될 것 같아요. 

 

저는 좀 이상한게 아이들이 있고 정신없을 때는 더 뭔가 집중해서 해야 하는 어려운 것들을 잘 해내고요. 책도 어려운 책들 잘 읽히고 이해도 잘되고 그렇더라고요. (짬 내서 하는 것에 대한 세상 집중이 다 모이게 돼서 그런 걸까요?)

 

그런데 아이들이 없어서 시간이 많게 되면 한없이 쉽고 눈요기하는 책들만 보게 돼요. 요리책이라던가, 화가들의 그림책, 세상 술술 읽히는 소설책, 인테리어 잡지 등이요. 

 

 

이런 쉬운 책들은 아이들이 있을 때 절대 안 읽혀요. (지금 블로그 글을 적다 보니 "여유!"의 차이인가 보네요.) 저런 책은 여유가 있어야 읽히고 어렵고 좀 복잡한 책들은 순간순간 짬 내서 집중해서 읽으면 잘 읽히는가 보네요. ㅎ

 

아~~ 저 갑자기 포스팅을 하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어 기쁘네요!! (ㅎㅎ 항상 어렵고 답답한 책들을 "이때다" 싶어서! 아이들이 없을 때 읽으려고 노력해도 그 책엔 잘 손이 안 가고 안 읽혀서 그 이유를 몰랐어요. 여유가 있을 땐 여유와 맞는 책이 어울리나 봅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 책을 들었는데요. 파울로 코엘료의 문체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쉽고 짧게 쓴 문체. ㅎ 하지만 그 주제는 모호하고 어려운.. 알듯 말듯한 답들을 찾아나가는...

결국 책을 몇 번 더 읽고 나면 대충 나 나름의 결론이 나는 책...

저는 예전부터 계속 자기 자신을 찾아나가는 책, 나도 모르는 그 무언가를 자꾸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책, 과거의 나를 자꾸 돌아보게 하는 책 그런 책을 좋아하거든요.

 

이상한 것이 저의 생활, 일상, 생각하는 성향은 굉장히 "미래"지향적이고 앞만 보고 달리는 성향의 사람인데... 이놈의 글! 책! 앞에서만큼은 현실, 과거로 자꾸 고개를 돌리고 그것을 찾는다는 거예요. 

 

여하튼 이번에 브리다 책을 읽어보면서 눈에 밟히는 구절들이 있어요.

 

 

마법사가 말했다

"일단 길을 발견하게 되면 두려워해선 안 되네.

실수를 감당할 용기도 필요해.

실망과 패배감, 좌절은

신께서 길을 드러내 보이는데

사용하는 도구일세"

 

 

"마법은 다리야.

눈에 보이는 세계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로 건너가게 하는 다리.

두 세계로부터 배움을 얻게 하는 다리."

 

"그렇다면 그 다리를 건너는 방법은

어떻게 배울 수 있죠?"

 

"그 다리를 건널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면서,

누구에게나 각자 자신만의 방법이 있네"

 

 

 

"하나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길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녀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았고,

지금 하고 싶은 일들 때문에

훗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시달렸다." 

 

"가능한 한 모든 길을 가보고 싶었지만,

결국엔 아무 데도 가보지 못한 셈이 되었다."

 

파울로 코엘료 [브리다]

 

 

봄을 알리는 꽃들과 부활절도 오고있지만 아직 추운 북독일... 따뜻해도 마음껏 나가놀지 못할걸 생각하면 이렇게 추운게 나으려나 생각도 듭니다. 흠.. 코로나... 제발!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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