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언제부터 이렇게 좋았던 걸까요? 아마 꽃을 보고 있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나서부터 인 것 같습니다. 한동안 아이를 낳고 정신없어 꽃병 물갈아 줄새 없었을 땐 꽃을 한참 안 샀으니까요.
둘째가 두돌이 지나고 코로나 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꽃도 다시 사고 지루한 집안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화분들도 요즘 관심 가지고 보게 되었어요.
화분도 좋지만 늘 같은자리 같은걸 좀 지겨워 하기때문에 자주자주 바꿔 줄 수 있는 꽃이 저는 아직 더 좋은 거 같아요.
작년에 샀던 떡갈고무나무를 오래 잘 키워보려고 작정하고 샀는데 겨우내 성장의 변화가 없으니 점점 지겨워지고 있어요. ㅎㅎ 애정을 듬뿍 주며 잎도 닦아주고 햇빛 나는 날은 일광욕도 해주고 하는데도 미동이 없네요... ㅎ 식물 키우는 거에도 성격이 드러나더라고요. 뭐든 빨리빨리~ 느긋하고 뭐 하나 진득하게 하시는 세계는 저와 다른 세계인거 같아요. ㅎㅎ
얼마 전 아는 언니가 문 앞에 두고 간 튤립! 제가 뭐 줄게 있어 언니가 우리 집으로 오는 거였는데 시간이 제가 재택근무 중에 미팅 시간이랑 겹쳐서 제가 물건을 문 앞에 두었는데 언니가 물건은 가져가고 튤립을 놓고 갔어요.
싱싱해 보여서 샀다는데 어디서 샀는지 1주일 동안 사진 속 저 상태가 지속되어서 너무 놀랐네요. ㅎㄷㄷ
보통 삼사일 있으면 고개를 푹 숙이는 튤립인데... 저 튤립은 어찌된것이 1주일을!! 저렇게 버텨줬어요. 끝까지 도도하게 고개는 숙이지는 않는데 잎이 너무 벌어져서 결국 버렸지요.
꽃 선물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요. 거실에 놓여있기때문에 거실을 지나치며 볼 때마다 선물한 사람 생각이 나요.
이번 주는 아니고 저번주에 날은 너무 추웠지만 햇살이 좋아 커피 들고 정원서 둘째와 한참을 나와있었어요. 처음에 독일 왔을 때 햇빛 만나면 온 동네 사람들 다 거리에 나와있는 게 우스웠는데 제가 이제 이러고 있네요.
햇빛만 나면 정원에 책 한권과 커피를 들고 나와요. (혼자 나올 때!)
아이들과 있으면 책은 못들고 나오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잡지들만 들고 나옵니다. ㅎㅎ 5분 멀다 하고 불려 다녀야 하니까요. 달달한 한국 음악을 들으며 둘째 노는 걸 보고 있으니 아주 잠시 평화로웠어요.
기나긴 코로나 거리두기 언제쯤 끝이 날까요? 잘 긍정적으로 견디고 있는데 조금씩 지쳐갑니다. 어서 친구들도 만나고 맛난것도 먹으러 놀러 다니고 싶어요. 회사일, 육아, 집안일만 무한 반복 중입니다.
다들 지겨운 이 시기 잘 버텨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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