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살이] 부활절 연휴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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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에서의 일상

[독일살이] 부활절 연휴 보내기

202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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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해둔 캠핑장도 록다운 때문에 문을 닫고, 일주일간 부활절 휴가를 집에서만 보낼 것 같았는데 시동생네가 오라고 해서 한 시간 반 거리에 떨어진 시동생네에서 놀다 왔어요. 

 

정말 저희 사람도 안 만나고 지내다가 어딘가 떠나니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부활절 토끼 초콜릿

 

남편의 친할머니께서 보내오신 예쁜 부활절 초콜릿 바구니. 독일에서는 부활절이 되면 이렇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예쁜 토끼, 무당벌레, 병아리, 알 모양 초콜릿을 용돈과 함께 선물하곤 해요.

 

 

가장 대표적인 부활절 토끼 초콜릿은 저 황금색 Lindt 초콜릿인 거 같네요.

 

 

부활절 달걀 색칠하기

 

남편이 달걀을 색칠하자고 하여 가족 모두 달걀 칠하기에 집중했어요. 달걀의 양쪽에 테이프를 붙여서 바늘로 구멍을 내어 한쪽에서 후 불면 달걀흰자 노른자가 쏟아져 나오죠. 그릇에 다 담아 오믈렛을 해 먹고 빈 달걀 껍데기는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전자레인지에 잠깐 돌려 살균을 해 주어요.

 

그리고 저렇게 막대를 끼워 각자 색칠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시동생네가 둘다 코로나 테스트 음성이라고 놀러 오라고 하여 한 시간 반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어요. 오랜만에 어딘가 가족 모두 차 타고 떠나니 너무 좋더라고요. 시동생네는 둘 다 선생님이라 코로나 테스트를 1주일에 한 번씩 하더라고요. 

 

 

 

날씨가 좋아서 그릴을 준비한 시동생네! 오랜만에 남이 해준 밥 먹으니 얼마나 좋던지요. 정말 요즘 삼시세끼 밥하고 치우고 하느라 정신없이 살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만히 앉아 먹기만 하면 된다니... 이곳이 천국이구나 싶더라고요.

 

 

다행히 이날 햇빛이 나고 따뜻해서 올해 첫 그릴을 시 동생네서 했어요. 파란 정원 집은 저희 시아버지께서 만드신 건데 정말 예쁘죠? 왼쪽 문은 2평 남짓한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는 소파, 난로 등이 있고 오른쪽 문에는 정원 손질 도구들이 들어있어요. 그릴 하다가 좀 추우면 소파에 앉아 따뜻하게 몸을 녹이니 너무 행복~ 

 

 

 

해먹에 누워 멍 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한참 감수성 많을 만 다섯 살 꼬맹이 아가씨 ㅎㅎ

 

시동생네와 아주 잘 맞는 것은 우리 넷 다 보드게임을 엄청 좋아한다는 거예요. 저희 딸도 자연스럽게 보드게임의 소굴로 빠져들고 있는 중이지요. 시동생 여자 친구는 본인이 네다섯 살 때부터 사용하던 보드게임을 다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가면 하나씩 꺼내 저희 딸과 함께 놀아줍니다. 

 

 

 

위에 게임은 신데렐라 게임인데 주사위를 던져 호박 카드를 마차로 뒤집는 등... 저 시곗바늘이 12시가 되기 전까지 모든 카드를 뒤집어 신데렐라의 변신을 완료하는 사람이 이기는 건데 딸이 너무 좋아해서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계속해서 신데렐라 게임을 하고 있는 딸과 시동생 ㅋㅋ 게임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저도 열심히 구경했다는요.

 

 

부활절이니 토끼 구덩이 빠지는 보드게임도 열심히 하고요.

 

 

그네도 타고 놀다가~ 또 보드게임!

 

 

게임 중독자들도 아니고 계속 보드게임만 하다가 온거 같아요. 아이들 자고 나서는 어른용 보드게임. 진짜 시동생네랑 만나면 밤새 보드게임만 해요.

 

 우리 모두 20대였을때는 새벽 4시까지 같이 하고 그랬는데 우리 모두 나이가 들어 이제 12시가 되면 끝내는 것이 웃기기도 하더라고요. ㅎ 예전에 우리 세네시까지 했었는데 하면서 추억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땐 체력도 좋았고 아이들도 없어서 늦잠도 잘 수 있었으니까요.

 

 

시동생은 의자쌓기 게임을 하며 딸이랑 너무 잘 놀아줘요.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다정하게 잘 다루는 거 같아요.

 

키는 190이 넘지만 마음은 여리여리한 시동생 ㅎ 저희 남편은 좀 상남자 같은 차도남 느낌이라면 저희 시동생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다정남이에요. 형이랑 다섯 살 차이 나는 둘째라 그런지 애교도 많고요. 너무 다른 두 형제 ㅎ

 

 

아침에 일어나니 또 달걀에 귀여운 얼굴을 그려 아침을 준비해준 예쁜 마음! 이날이 부활절 주일이어서 부활절 달걀 찾기를 하러 아침을 먹고 정원에 나갔어요. 시동생이랑 남편이 제가 미리 준비해 간 선물과 초콜릿 등을 정원에 곳곳에 숨겨두었어요. 아이들은 바구니를 들고 이곳저곳을 뒤지며 다 찾아냈습니다.

 

 

 

아직도 부활절 토끼가 숨겨놓고 갔다고 생각하며 신기해하는 아이들! 언제까지 이 순수함이 계속될까요? 내년이면 딸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니... 아마 그때 되면 친구들에게 들어 다 알게 될 것 같기도 해요. 이 순수함 계속 간직했으면 하는 엄마맘입니다.

 

 

특별할 것 없지만 오랜만에 집 떠나 삼시 세 끼를 다른 사람이 해주는 음식을 먹으니 매일 물 마를 날 없어 건조했던 제 손이  촉촉해졌습니다.

 

부활절 휴가가 끝나고 아이들을 보면서 또 홈오피스를 하느라 바쁘게 이방 저 방 뛰어다니며 정신없겠지만, 잠깐의 휴식이 또 에너지를 주고 리프레쉬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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