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코타 토분 화분! 우리집 허브들을 맡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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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에서의 일상

테라코타 토분 화분! 우리집 허브들을 맡아줘~

2021.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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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분들이 너무 많아 평생 화분 살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이태리 토분, 테라코타 화분을 몇 개 집에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4월은 April macht was er will. (4월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라는 문장이 있을 정도로 4월 날씨의 변덕은 아무도 못 말립니다. 5분 전 우박이 쏟아지고 비가 오고 폭풍을 치더니 5분 뒤에 언제 그랬냐는 듯 햇빛을 쨍하며 바람이 멈추고... 이것을 하루에 10번도 반복하니까요.

 

테라코타 화분들이 햇살가득한 정원 탁자에 6개 줄지어 놓여져있는 사진
테라코타 화분들

 

시할머니께서 사용하시던 화분들을 많이 받아서 정원 창고에 가득한데요. 그래서 화분 살 일은 없을 것 같았는데 금방 시들해지는 허브를 어떻게 할까 검색하다가 이태리 테라코타 화분에 빠져버렸습니다. 예전부터 예쁘다 싶어서 집에 들이고 싶었던 토분이지만 집에 정말 화분이 많아서 살 생각이 없었는데 구실이 생긴 거지요.

 

플라스틱에 흙을 담고 화분 안에 허브들을 넣어두면 흙이 공기를 통하지 못해 허브들이 잘 상해버린다고 하더라고요. 습기를 많이 좋아하지 않는 허브는 물을 주고 나면 갑갑하게 플라스틱 통에 갇혀 습기를 계속 뿌리가 머금고 있고 그러다 보면 썩거나 위에 흙 위로 곰팡이가 올라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고온에서 구워낸 점토질의 토분은 미세한 구멍들로 흙과 바깥공기를 통과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물을 주고도 토분 전체가 공기가 통하므로 금방 건조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습기에 약한 식물에 테라코타 화분이 적합하다고 하고요.

 

단점은 견고하지 않아요. 조금 잘 부서지기도 하고 강한 힘을 주면 잘 깨어집니다. 속상한 것이 배달된 작은 테라코타 화분들이 다 이가 조금씩 나가 부서졌어요. 흙을 담으면 많이 표가 나지 않아서 (교환하는 것도 귀찮고) 그냥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충격에 약한 것 같아요.

 

제가 평소 주방용품 살 때 자주 애용하는 Dille&Kamille 에서 구매했는데요. 진짜 ㅠㅠ 깨져서 와서 속상!!

 

 

Dille&Kamille 제가 좋아하는 사이트라서 메일로 보냈어요. "깨져서 왔는데 반품하기 귀찮아서 그냥 사용합니다. 다음에 배송할 때는 좀 더 뽁뽁이를 많이 사용해서 배송하세요."라고요. 오지랖 고객이죠? ㅎㅎ

 

Dille Kamille 홈페이지 사진 캡처
Dille & Kamille

 

 

독일어로 테라코타 화분, 토분 검색하실 때는 Terrakotta Blumentopf로 검색하시면 되고요. Tontopf로 검색하셔도 되고요. 아래에 화분 받침은 Unterteller라고 하시면 커피잔받침이 많이 나오니까 Untersetzer Terrakotta로 검색하시면 될 것 같아요. 

 

 

테라코타는 미술 재료로도 많이 쓰여서 알고 계실 텐데요. Terra 테라가 흙이고 Cotta 코타가 이태리어로 굽다는 뜻에서 진흙을 구워 사용하는 재료를 테라코타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배수성과 통기성이 뿌리를 감싼 흙들이 숨쉬기 좋은 장점이 있는 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깨지기 쉬워서 조심조심해야 하고요.

 

토분이 물을 주어도 공기와 통하며 금방 흙을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건조에 약한 식물은 토분에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저희 집도 습한 것을 싫어하는 kräuter (허브류)로 담아보았는데요. 확실히 아래 사진처럼 테라코타 화분 밖으로 물기가 스며져 나오는 게 보입니다. 물기가 화분 밖으로 젖어 나오는 것이 확실히 통풍이 잘 되는구나 싶더라고요!

 

토분 밖으로 물이 젖어나온 사진
테라코타 토분 허브

 

소확행이라고 하나요? 집에 있던 허브들을 이태리 테라코타 화분에 다 옮겨놓고 나니 기분이 좋습니다. 

 

테라코타 화분들이 햇살가득한 정원 탁자에 6개 줄지어 놓여져있는 사진
허브와 테라코타 화분 궁합

가장 왼쪽은 페페 종류의 작은 식물이고요. 두 번째 화분부터 허브들인데요. 바질, Schnittlauch (부추 종류), 파슬리, 로즈메리, 민트가 줄줄이 서있어요. 

 

소확행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하루였습니다. 우박이 내리다가도 이렇게 햇빛을 쨍쨍하게 해 주니 다행이다 안도할 때쯤 또 우박이 쏟아져 내립니다. 4월은 정말 제멋대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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