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4월 마지막 주말을 보냈어요. 숫자 4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저는 4월아 무사히 지나가라.. 생각하는데요. 4월도 싫고요. 오늘 마지막 주말을 넘겼네요.
인생에서 안좋은 일이 있을 때 숫자 4의 우연을 몇 번 겪고 나서 4라는 숫자를 미신처럼 싫어하기 시작했는데요. 매번 징크스가 맞았던 것도 아닌데 떨쳐내려 해도 의식하게 됩니다.
가장 안고쳐 지는것은 독일의 난방시스템인 하이쭝 Heizung을 틀 때 무조건 4를 피해서 틀고요. 혹시 남편이 4로 틀어두면 살짝 틀어서 3.8 정도로 비틀어둡니다. 내 앞차의 번호가 4444 이면 좀 그날 하루가 불안해지고요. 우연히 시계를 봤는데 4시 14분이면 정말 싫고요. 음식에 방울토마토를 넣을 때 네 개 넣으면 신경 쓰여 일부러 한 개를 더 넣는다거나요. 음식 할 때 불 온도는 절대 4로 켜지 않고요. 얼마 전 고구마를 삶아 냉동실에 넣어두렸는데 통에 네 개가 딱 두통에 들어가는데 일부러 3개 5개 이렇게 나눠서 넣고요. ㅎ 국 같은 걸 국자로 퍼면서 4 국자 들어가면 딱 맞아도 일부러 살짝 더 넣어서 5 국자 느낌으로 내고요. ㅎ 책을 읽다가도 4가 들어가는 쪽수에서 멈출일이 있으면 한쪽 더 읽고 덮어둔다던가... 말하다 보니 진짜 많네요.
그래도 나름 법칙이 있는데요. 4가 3개있는건 좀 덜해요. 444 이렇게 있는 건 4 곱하기 3으로 12가 돼서 다시 제가 좋아하는 숫자 12가 만들어지므로... 444는 나름 또 괜찮고요. 4444는 가장 싫고요. 말도 안 되는 이상한 규칙을 만들며 4를 싫어하고 있어요.
스트레스받는 정도는 아니에요. 이미 예전부터 알아서 4자를 피하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데 앞 차 번호 4444는 정말 피할 수 없는 기분 나쁨입니다.
여하튼 이렇게 4월의 마지막 주말을 지내고 있네요. 남편이 알리오 에 올리오를 해서 아이들과 함께 먹었어요.
독일의 날씨는 정말 신기한게 직사광선만 비치면 정말 따뜻하고 덥기까지 하고 구름에 햇빛이 가려지면 금방 한겨울처럼 추워진다는 거예요. 한여름에 전 그렇더라고요. 35도 막 그래도 그늘에 가면 시원해요.
그래서 처음에 독일에 왔을때 많이 실수한 것이 햇빛이 너무 더워서 옷을 얇게 입고 나갔다가 살짝 구름이 있을 땐 얼어 죽을 만큼 추워서 덜덜 떨다 오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신기한 건 방금 나랑 같이 여름옷 입고 있던 독일 사람들... 몇 분 뒤 구름이 껴서 덜덜 떨며 주변을 살피면 주변 독일 사람들은 다 겨울옷처럼 무장되어있다는 거지요. 나만 한겨울에 샤랄라 입은 이상한 사람 되어 버리는 이런 이상한 경험을 몇 번 당해보면 나중엔 아무리 지금은 더워도 재킷을 들고나가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문제는 한국에 오랜만에 방문해도 쩌죽는 날씨에 혹시나 추워질까 재킷을 챙기는 모습을 발견한다는 거예요. 엄마한테 뭔 놈의 재킷을 챙기냐는 핀잔을 듣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이들도 아빠가 만든 짭쪼롬 간이 맞는 알리오 에 올리오를 잘 먹고요.
저는 요즘 모든 음식에 다 넣어 먹고 있는 칠리를 뿌려 먹고 있어요. Hartkorn에 나온 후추나, 다른 양념재료들이 다 제 입에는 맞더라고요. Chiliringe는 말린 고추를 잘라놓은 것인데요.
요즘 이렇게 모든 음식에 뿌려 먹고 있는 중입니다. 태국 고추같이 매운 느낌은 아니지만 말린 고추가 살짝 매콤하게 씹히는 느낌이 좋아요. 살짝 더 매워도 좋을 것 같지만... 고추기름 낼 때도 고춧가루가 막 보이는 게 싫은 날은 깔끔하게 저 Chiliringe를 잘 사용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통은 사는 거 같네요.
에스프레소로 마무리... 하루 종일 뒹굴뒹굴 아이들과 시간 보내고 그렇게 조용한 4월의 마지막 주말을 보냈습니다.
독일의 날씨는 자꾸 좋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은 못 만나고... 올해 이렇게 조용히 지내야 하는 게 너무 아쉽네요. 심심한 날들은 올해 이렇게 끝나게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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