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 전 시아버지께서 저희 집 정원에 새들이 둥지를 틀 수 있는 새 집을 달아주고 가셨어요.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기 전까지 어미새와 아빠 새가 장소를 오래 물색한다고 해서 혹시나 새집을 들여다보거나 하면 둥지를 안 튼다고 해서 늘 근처에서 귀 기울이며 혹시 둥지를 틀어 새끼를 낳았을까? 궁금해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저 안에 새끼 새가 계속 지저귄다는 거예요. 물론 절대 들여다보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어미새가 둥지기 안전하지 않게 느낄 수 있다고요. 그 안에 작은 새들이 모이를 달라고 째액째액~ 울어대는 소리만 듣고 지내왔어요.
오늘 드디어 어미새와 아빠 새로 추정되는 두 Kohlmeise가 집을 들락날락하며 집 주위를 지키는 것을 목격했어요. 저 새집에 둥지를 만들고 아기새를 낳은 주인공은 독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Kohlmeise였지요. 아이들과 숨죽이며 앉아서 계속 관찰했어요.
부부가 지렁이 같은 것들을 부리에 물어 계속 가져다주고요. 털 같은 푹신해 보이는 정체모를 하얀 털도 가져다 저 새집 안으로 가져다 나르고요.
아래 사진에 보시면 왼쪽 담장에 앉아서 새집을 계속 지키는 저 새가 바로 참새과인 Kohlmeise입니다. 한국어로 찾아보니 박새라고 하네요.
아래 사진은 먹을 것을 주고 잽싸게 다시 빠져나가는 박새의 모습입니다. ㅎㅎ
계속해서 먹을 것을 잔뜩 어디선가 물어와서 넣어주고 근처를 살피다가 또 나가서 뭔가 잔뜩 물어와서 넣어주고.. 보는 내내 두 마리가 반복하더라고요. 독일 새들도 복지가 잘 되어 부부가 육아휴직을 낼 수 있는지 ㅋㅋ 독박 육아가 아니더라고요. 부부 새가 번갈아가며 열심히 새끼들을 거 둬 먹이는 것이 실제로 가까이서 보니 눈물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어요... (줌마 감성 폭발.. ㅠㅠ)
저 안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짹짹짹 고래고래 울어대는 아기새들도 기특하고 짠하고요~ 모성애 부성애가 너무 예쁜 저 박새!!
저희가 달아놓은 저 새집에서 아기 새들을 열심히 잘 키워 독립시켜 날아 보낼 것 생각하니 뿌듯함도 좀 들고요. 새 집이 비게 되면 꺼내서 열어보려 합니다. 얼마나 예쁘게 집을 잘 지었고 부화하고 나온 알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첫째가 둘째에게 개뼈다귀 쿠키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하여 오후에는 가족 모두 쿠키 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반죽을 열심히 치대 주는 첫째! 고사리손도 손이라고 저렇게 몇 분 치대 주면 제가 뭉쳐서 반죽하는 게 정말 편합니다.
둘째는 누나가 본인에게 개뼈다귀 쿠키를 선물해 준다고 행복해하며 그런 누나에게 하트 쿠키를 주겠다고 열심히 하트를 찍어내고 있어요. 첫째는 열심히 개뼈다귀를 만들고 있네요.
베아더(베르더) 브레멘 팬인 남편은 라이브 라디오로 베아더 브레멘 축구경기를 들으며 무념무상으로 쿠키를 찍어내고 있는데... 정말 중요한 경기였던 오늘 경기에서 져서 브레멘 축구팀은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째 리가로 리그 자체를 내려갈 수도 있는 후보가 되어버렸어요... 그것만은 피하길 바랬는데...
불쌍한 저희 남편 넋이 나간 상태로 쿠키를 찍어내고 있습니다. ㅠㅠ
첫째는 대충 눈치로 듣고... 브레멘팀이 그럼 이제 더 안 좋은 방 (리그가 다운되는걸 방을 옮긴다고 생각했나 봐요 ㅋㅋ)으로 가게 되는 거냐며... 같이 걱정을 해 주더라고요.. 남편은... 맥이 빠져.. "응 그 방은 아주 안 좋은 방이야.." 하더라고요. ㅋㅋ 아 웃픕니다 ㅠㅠ
크리스마스 시즌 틀은 다 집어넣어 놓아도 아이들은 저 소나무는 크리스마스만 있는 게 아니라며 꼭 트리 같은 소나무 쿠키 틀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저 트리 틀을 왜 그리 좋아하는 건지. ㅎ
첫째가 둘째에게 주는 개뼈다귀 쿠키... ㅋㅋ 둘째는 아주 고맙게 받아 들어 소중히 먹습니다. 저희 집 토요일 오후는 이렇게 개뼈다귀로 마무리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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