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독일은 유독 1월 꽤 추웠어요. 아니면 최근 몇 년 겨울이 춥지 않았어서 잊고 있었는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겨울을 아주 좋아하지만 햇볕이 쨍쨍한 청명한 추위가 좋아요. 독일의 겨울은 축축하고 어둡고 마치 동굴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겨울이 계속되지요.
이날은 유독 날씨가 맑았었어요. 토요일이었는데 코로나로 최대한 사람이 없는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남편이 엘베강 서쪽 Rissen 근처 조용한 등대가 있는 강변을 찾아서 그곳으로 가기로 했지요. 저희 집도 함부르크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날이 추우니 어차피 밖에서 오래 못 놀 것 같아 차로 20분 정도 거리 있는 이곳으로!
원래는 조용한곳이지만 햇빛이 쨍 나는 날이라 집콕 독일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오겠지.. 많이 붐비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이곳은 조용했어요.
해변 근처의 물들은 얼었다가 해가나니 조금 녹고 있었는데요. 엘베강은 밀물 썰물 차가 꽤 있는 강인데요. 지금은 물이 많이 없는 시간대였기에 얕은 얼음 위를 미끄럼 타듯 산책하며 놀았어요.
꼬꼬마 둘째는 엄청 추운날이었는데 코가 빨개지도록 얼음 위에서 미끌미끌 거리며 즐겁게 놀았어요.
멀리 보이는 등대까지 천천히 걸으며 아이들과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좀 풀렸네요. 아이들 데리고 비타민D를 듬뿍 충전하러 나온 엄마 아빠들이 많이 보였고요.
집에서 남편이 주머니에 넣어간 미니삽으로 눈 파헤치며 조금 시간을 보내다가 위쪽에 작은 언덕이 있어서 산책하기로 했지요.
북 독일은 거의 평지로.. 눈이와도 어디 썰매 탈 비탈길 찾기도 힘든데요. 산으로 뒤덮인 한국에서 자란 저는 이런 작은 등산길만 봐도 기분이 좋고 힐링되어요.
아무생각없이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이런 흙길을 올라가고 내려오고 하는 것은 제가 좋아하는 일인데요. 한국에서도 어릴 때 가족끼리 주말에 등산을 자주 가고 정상에서 간식을 먹고 내려오고 정말 자주 했었는데 북독일 특히 함부르크에서는 산이 없어서 정말 아쉬워요.
세상 작은 언덕 정상을 오른뒤 ㅎ (한 3분 걸어 정상에 도 다른 듯요 ㅋㅋ) 챙겨 온 간식과 물 한잔 마시고 다시 내려왔어요.
가끔 이렇게 근교로 산책하러 나오는데 이렇게 날씨좋은날 나오니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독일의 길고 어두운 겨울... 햇빛만 나 준다면 한결 겨울나기 쉬워질 텐데 말입니다.
비타민D 많이 충전해서! 아이들과 또 일주일 열심히 지지고 볶고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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