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가 디즈니 비디오를 많이 빌려주셨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우리 삼 남매를 좀 조용히 시키는 방법이 아니었나 싶어요. 지금 엄마들이 유튜브나 넷플릭스 아이들 보여주듯이 말이에요. 저랑 제 여동생은 디즈니 공주시리즈를 제일 좋아했고 저는 크면서 점점 뮬란을 정말 좋아했어요. 지금도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저는 어릴 적부터 꽤나 터프하고 독립적인 여성의 모델을 좋아했나 봅니다. 그 이상향의 모델로 늘 뮬란이 있었지요. 그런 디즈니에서 만든 뮬란 실사판을 너무 보고 싶었었는데요. 뮬란의 보이콧 이유를 검색해 보고 저도 보이콧에 동참할 수밖에 없네요.
보이콧의 큰 이유는 주연배우 유역비의 sns에서 홍콩 경찰 지지 발언과, 영화 크레디트에 신장위구르 지역의 공안에 감사하는 말을 적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홍콩에서 송환 법 반대 시위를 여기 독일에서 가슴 아프게 지켜봤었던 저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린 유역비가 뮬란의 여주인공 특성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몰랐으면 몰라도, 알게 된 이상 역할 몰입도 안될 것 같아요. 신장 위구르 지역은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이 심한 곳으로 중국 내 인권 탄압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작년 여러 나라가 유엔 인권이사회를 통해 신장 재교육 수용소에 감금되어있는 위구르족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내놓기도 했지요. 이러한 지역 공안에게 감사하다는 말은 디즈니의 실수일까요.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는 공권력을 옹호하고 나선 여 주인공이 뮬란을 연기하는 것을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작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학생들 대거 진압되고 하는 모습을 보며 이곳 독일에서 그들의 용기와 행동에 몰래 응원해 왔습니다. 태국, 대만 등으로 퍼져나가는 뮬란 보이콧은 내가 소극적으로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지지라고 생각합니다. 무관심하지 않다. 응원한다...
"... And you have saved us all. 너는 우리 모두를 구했다."
뮬란에 나오는 이 감격적인 대사를 뮬란 영화 논란을 알고도 실사판에서 듣는 것이 거북할 것 같네요.
내가 좋아하는 당당하고 용감한 여전사 뮬란! 이번 영화는 저도 BoycottMulan에 동참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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