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자연분만한 생생한 출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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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육아하기

독일에서 자연분만한 생생한 출산 이야기

2017.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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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딸아이 

출산한 경험을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진통이 오면서도 

수첩에 일일이 다 기록했기에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도 

출산 후기를 쓸 수 있게 되었네요.


2016년 3월 초가 

딸아이의 예정일이였어요.

친정엄마께서 조리 해 주시러

3월 1일에 

함부르크로 도착하셨어요. 


한국에서 직항도 없는 

함부르크행 비행기를 

혼자 환승하셔서 

큰딸 뒷바라지를 해 주시러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답니다. ㅠㅠ

엄마가 오셨을때도 

아기는 나올 기미가 안보여서

엄마랑 맛있는거 해먹고 놀았지요.

태동은 출산 전 까지 계속 있었어요.


예정일이 토요일이였는데 

정기검진 받던 

산부인과 의사선생님께서 

아기가 토요일에도 소식이 없으면

출생할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하시더라구요.


참! 한국은 검사 받던 산부인과에서

출산도 거기서 하는것 같던데

여기는 출산 병원과 

검사받는 동네 산부인과가

거의 나눠져 있어요.


독일 일요일은 

모든 슈퍼가 문을 닫기 때문에

장을 볼 수가 없기에 

토요일(출산 예정일)에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가기 전  

남편과 친정엄마와 

미역국에 들어갈 소고기와

모유수유에 도움을 준다는 

족발 등 

본격 산후조리 요리재료를 사러 갔지요.


족발은 독일에서 처음 사봤는데

진짜 싸고 깨끗하게 

다듬어져 있더라구요.

친정엄마가 족발 상태를 ㅋㅋ 

아주 만족하셨어요.

장보면서도 별 느낌 없었고

예정일에 안나오겠구나...

늦어지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어요.

장본것을 집에 가져다 놓고

출산할 병원을 가서 

CTG (Cardiotocography)

태아심박동 및 자궁수축검사장치를

배에 달고 검사를 받았죠.

간호사가 검사기록을 보더니

의사한테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의사가 초음파를 해 보더니

양수가 새서 

양수가 부족한 상태라면서

양수가 새는걸 못느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엥? 정말 못느꼈거든요...

내가 둔한건지 

조금씩 천천히 새서

감지를 못한건지...

여튼 지금 집에 못보내고

출산 유도할 촉진제 알약을 

하나 먹고

오늘 아기를 낳아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휴..장보고 오길 잘했다 생각을 하면서...

참! 한국은 촉진제를 

링거같은걸로

맞는다고 들은것 같은데 

여긴 조그마한 알약을 주더라구요.


일단 그 약을 먹고 

저는 입원실을 안내받았어요.

그때가 토요일 16시20분.



남편과 엄마는 집에가서 

몇달전부터 미리 꾸려놓은 

저의 출산가방을 가지러 갔어요.

그리고 엄마는 아기 낳으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며

수육을 삶아오겠다고 하셨죠.



입원실은 2인실이였는데

조금있다가 아랍계 여자가 

친정엄마와 함께 들어왔어요.

둘째를 가졌는데 

자기도 촉진제가 들은 알약을

방금 먹었다며... 

함께 잘해보자고 했지요.

차분하고 예의바른 여자였어요.


뭔가 첫째를 낳아봐서 그런가 

자기짐들도 장롱에 차곡차곡 정리하면서

여유로워 보이는게 부럽더라구요 ㅋㅋ

난 뭘해야할지 초조~


19시15분 

엄마랑 남편이 수육을

들고 와서 엄청 맛나게 먹었어요.




20시에 CTG를 배에 한번 더

장착해서 심박동 측정을 했지요.

조금 생리통 같은 느낌이 있었지만

그냥 엄마랑 대화하고 그럼 

거의 못느끼는 정도였어요.


20시45분 

엄마와 남편이 집에가서

쉬기로 하고 저는 입원실에서

아랍계 여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을 청했지요.


일요일 새벽 2시 

갑자기 생리통이 좀 세게 오더라구요.

그러다가 괜찮다가... 

3시까지 10분간격으로

생리통이 왔다가 갔다가 하더라구요.

좀 아파서 화장실을 들락달락 했어요.


옆에서 자던 입원동기가 

신호오는거 같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내가 10분간격인것 같다고 하고

3시30분쯤 

좀 강도가 세지는것 같아

간호사들있는곳으로 갔어요.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인데

벽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

헉... 진통이 오면 쉬었다가

진통이 없으면 빨리 걷고

진통이 오면 또 벽잡고 숨고르고

그렇게 간호사한테 도달했어요.

 

CTG를 배에 다시 붙이고

검사한 후

의사가 아래를 보더니

자궁문이 3센티 열렸다고

잘 참았다고 

분만실로 가자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가 원래 생리통이 심했어서 그런지

3센티까지는 그렇게까지 아프진 않았어요.

또 진통이 왔다가 갔다가 하니까

아파도 이제 곧 또 괜찮아 지겠지...

싶으니까 참아지더라구요.


새벽 5시쯤이였어요.


남편한테 전화해서 

나 이제 분만실 가니까 

어서 이리로 오라고 하니

남편이 바로 달려왔지요.


남편과 산전교실에서 배운 호흡법을

열심히 하고 있다니 

엄마가 또 수육을 싸들고 오셨어요.

우리가 후~ 거리며 

같이 호흡하는 모습이

웃겨서 비디오도 찍으셨다는 ㅋㅋ

(난 아파죽겠어서 찍는줄도 몰랐어요ㅋㅋ)


넘 아파서 

아침 6시

무통주사 PDA 놔주면 

안되냐고 했어요.


담당 산파분이 

젊은 친절한 여자분이셨는데

알았다고 

마취과 불러오겠다고 하더라구요.


바로 마취가 남자선생님이 오셔서

등에 알코올같이 

시원한걸 바르시더니 

주사를 놨다고 하더라구요.

하나도 안느껴졌어요.


그리고 2분도 안되서 

거짓말같이

진통이 사라졌어요.



엄마가 삶아온 수육에 쌈장 찍어먹고

엄마랑 사진도 찍고

남편이랑 이야기하면서

낮 12시쯤이 되었어요.

갑자기 진통이 약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산파분이 검사해 보시더니

자궁문이 다 열렸으니 

이제 힘주는 연습을 

하자고 하더라구요.



이리저리 힘이 가장 잘 주어지는

자세를 취하며 진통이 오면

힘을 주는 연습을 했어요.


13시쯤되니 

너무 아프더라구요.

무통이 다 떨어진것 같았어요.


열심히 타이밍에 맞춰서

최대한 힘을 줬어요.

아픈것도 아픈거지만

힘이 너무 들었어요.


죽어라 있는 힘껏 힘을 주고 싶은데

체력이 나중엔 바닥이 나는 느낌...

근데 아기가 머리를 돌면서 나와야 하는데

머리를 안돈다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계속 힘을 주면서 

시도를 했지만

도저히 안되겠다 하면서 

14시에

의사 같은 분을 모셔 오셔서 

기계같은걸로 

아이 머리를 잡고

쑤욱 빼내셨어요.



아기 우는 소리가 막 나고

거짓말같이 

진통이 사라지더라구요.


회음부 절개를 독일에선 거의

안한다고 하더라구요.

출산하면서 

자연적으로 찢어지게 둔다고...


여튼 찢어진 회음부를 꼬매실때

PDA 또 놔 줄지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래서 당연히 놔달라고~

해서 고통은 하나도 없었어요.


아기가 내 가슴에 놓여져 있어서

그거 본다고 진짜 회음부를 꼬매는건

느낌도 못느꼈네요.


엄마는 의사가 처치하시는걸 다 보면서

아~ 내가 애 셋을 저렇게 낳았구나...

새삼 놀라셨다네요 ㅎㅎ


아기는 남편이 안고 

아주 뚫어지게 

쳐다보고있더라구요.


친정엄마도 아기한테 집중~

여튼 저는 비몽사몽같이 

체력장 한 10번 한것같이

진이 빠져 있는데

속이 메스껍더라구요.



산파분께 토할것 같다고하니

봉지를 주시더라구요.



그 맛있게 먹은 수육을 

그대로 다 게워냈네요 ㅎ


나중에 남편한테 나 그때

다 토했잖아... 이야기 했더니

모르더라구요.

아기한테 정신이 팔려서

나는 토를하던말던

몰랐나봐요 ㅎㅎ



여튼 저는 아가와 함께 

다시 입원실로 옮겨졌어요.

아랍계 여자는 

제가 진통온뒤 얼마뒤에

자기도 진통이 시작되서 

지금 분만실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18시에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도착하셨어요.

피를 많이 쏟아서 그런지

내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거든요.

시아버지가 제 얼굴을 보시지마자

얼굴이 너무 하얗다고...

걱정가득한 얼굴로 물어보시더라구요.



전 되려 거울보니 

원래는 약간 홍조가 있던

내 얼굴이 

이렇게 하얗게 될 수도 있나...

뜻하지 않은 미백효과가 좋았네요 ㅎㅎ



다들 너무 친절하게 

병원분들이 잘 도와주셔서

심적으로 안정되게 

아기를 낳을 수 있었어요.


식당같은곳에

빵 요거트, 과일등을 아침에 먹을 수 있었고

점심 저녁은 

따뜻한 독일식 음식이 나왔어요.

 

 

 

 

 

엄마랑 남편이 그 음식을 드셨고

전 엄마가 아침마다 싸오신

미역국과 가지조림 등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네요.


어찌나 맛있던지

매끼 아주 엄청 먹었네요.

입덧으로 막달까지 

거의 입맛이 그렇게 좋진 않았는데

출산 후 정말 뭐든 다 맛있더라구요.


여튼 이렇게 아기를 낳았어요.

수첩에 적어놓은것 보니

제가 정말 자세히도 적어놨네요.ㅋ

정신이 있었나봐요.


다음에 또 이 뒷이야기를 

포스팅 할 기회가 있으면

해야겠어요.

Hebamme 이야기, 모유수유 이야기 등등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산 앞두고 계신분들 모두

순산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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