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입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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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육아하기

임신과 입덧

2017.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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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7년만에 아이를 가졌다. 

너무 일찍 결혼했기도 했고 

학업이나 직장을 위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서른이되자 갑자기 조급한 맘이 들었다. 



취업을해서 2-3년은 경력을 쌓고 

육아휴직을 해야

복직해서 다시 일을 하기 

수월해 질것같아서 

일단 직장생활을 2년 가까이 한 후 

아기를 갖기로 마음먹었다. 



한국 나이 31살 아기를 가졌고 

5주차부터

전날 멀쩡했는데

 갑자기 심한 입덧이 시작되었다. 


아무것도 못먹겠고 속은 더부룩 하고

헛구역질보다 

나는 진짜 토가 나왔다. 


매일 회사갈 일이 걱정이었다.

하지만 집에있는다고

 나아질 것도 없었다. 

 

 

 

 


임신 초기에는 회사에도 

아직 알리지 않은 상태라 

병가를 내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회사가는길에 s-bahn을 타고 가는데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모든 냄새가 

하나하나 역겹게 올라왔다. 



남편과 출근길이 같아서 함께 갔는데

멋모르고 준비않고 갔다가 토가나와서

급하게 내 파우치를 비워서 

거기에 게워낸 뒤엔

비닐 봉지를 양손으로 쥐고 다니는게 

일상이 되었다.

 

회사를 가는 s-bahn 에서 

한정거장가고 내려서 토하고

또 타고 한정거장가서 내려서 

토하고를 반복한 적도 있었다. 


아무것도 못먹으니 살은 자꾸 빠지고 

얼굴은 푸석푸석해졌다.

그나마 막을 수 있었던건 

메론과 토마토였다.

남편이 매일 아침 도시락통에 조금싸주면

점심시간에 먹고 또 반은 토하러갔다 ㅠㅠ

 


정말 거슬렸던 것은 직장 동료중에

반건조 대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일 하면서 이에 쩍쩔달라붙는 

대추를 씹는 소리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대추를 집는 소리만 들어도 

구역질이 날것같았다. 

입덧으로 너무 예민해져 있었다.

 

 

 

사무실 내자리와 맞은편 직원 자리

 

 

 


원래 이런말 못하는 성격인데..

너무 스트레스가 쌓여서

대추 그만 먹으면 안되냐고..

소리가 너무 거슬린다고 말해버렸다.


임신중인걸 모른 직장동료는 아마 날

너무 예민한 사람으로

생각했을것이다. 

여하튼 그 직장동료는 

대추는 더이상 먹지 않았고

대신 질겅질겅 껌을 씹기시작했다 ㅠㅠ 



회사가 5층이였는데 

1층에 이태리 음식점이 있었다.

 
11시만되면 

스물스물 요리하는 냄새가 

위로 올라왔다. 


입덧하기 전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던 레스토랑이었는데

그 생선을 굽는 냄새가 

정말이지 ㅠ 죽음에 가까웠다. ㅠㅠ

여름에 에어컨을 거의 안틀고

에어컨도 없이 사는 독일사람들이라

창문을 열어놓고 일했는데...


11시만되면 

지옥의 음식냄새가 시작되었다.

 
입덧은 한달넘게 계속 되었고 

몸무게는 5키로가 빠졌다.

 

 

내자리 뒤 창문 ㅠㅠ

 

 

 

또 수요일마다

회사밑의 장터에서

작은 장이서서

각종 푸드트럭과 과일, 빵 등을 팔았는데

정말 임신 전에는

수요일은 점심걱정없고

너무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어서

기뻤는데

입덧 후에는

수요일이 너무 힘들었다.

 

 

 

나무들로 가려져 안보이지만

저 공터에 다 푸드트럭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산부인과 선생님은 

아기는 잘 자라고 있고 

수분만 부족하지 않게 

마셔주면 된다고 했다. 

물에서도 냄새가나서 

구역질이 났었는데 

다행히 레몬애이드랑 

무알콜맥주는 넘어갔다.

어쨋든 이 죽일놈의 책임감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며 

회사는 하루도 안빠지고 나갔다. 

혹시 진짜 죽을것같이 힘들때 

병가 내야되니까 참아야지..

하며 버티고 버티니 그렇게 12주가 되었다.


12주의 기적이란 말이있다. 

나에게는 일어날것 같지 않았는데.. 

웬걸! 진짜 입덧이 약해졌다!! 

너무 신기했다. 

밥도 조금 먹을 수 있었고 

토도 이틀에 한번정도로 줄었다. 

막달까지 일주일에 한번은 

토하고 메스꺼웠지만 견딜 만 했다.


입덧에는 약이 없는것 같다.

듣기 싫은 말이지만 시간이 약이다.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것은 

어딘가에 집중해서 

정신을 팔리는것이였다.

너무 스트레스 되는일 말고 

드라마나 쇼프로 등 시간을 떼우는것이다. 

너무 무의미하게 시간낭비같아도 

그냥 시간아 흘러라~ 하면서 

티비나 영화를 보면서 

하루하루 참아나가는것이 

제일 도움이 되었다.


입덧으로 고생하시는 임산부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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