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독일 가족 캠핑 일주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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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이야기

북독일 가족 캠핑 일주일 이야기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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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작은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맡아서 하게 되어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바로 옆 부엌에 커피 한잔 가지러 갈 시간 없이 일한 날이 많았는데요. 잘 해내고 싶은 욕심으로 초과근무까지 하면서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까지 업무시간 외에도 긴장하고 에너지를 쏟았더니 몸과 맘이 좀 지쳐있었어요. 프로젝트가 끝나갈 즈음 긴장이 좀 풀리며 계획해 둔 캠핑을 조금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었지요. 남편도 저도 둘 다 회사 일에서 벗어나 휴식이 필요했었더라 일주일간 무념무상 캠핑은 정말 편안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 떠난 곳은 함부르크에서 1시간 15분 떨어진 Eider강변의 캠핑장이었는데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날씨가 운 좋게 따라주어 1주일 내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도착해서 캠핑텐트 Vorzelt를 치고 대충 짐을 정리하고 밥 먹을 준비를 했지요. 

 

 

캠핑 오면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로 레스토랑이 어떨지도 모르고 이곳은 정말 시골이었어서 일단 식량을 많이 챙겨 왔어요.

 

 

대충 간편 식단을 넣어두고 정리를 차곡차곡해 봅니다. 근처에 큰 마트가 있어서 1주일치 식량을 챙겨 올 필요는 없었어요. 

 

 

캠핑장에서 보이는 Eider 아이더 강의 모습... 잔잔하고 평화로운 강물을 보면서 슬슬 휴가를 온 느낌에 젖어듭니다.

 

 

아이들과 24시간 집중해서 함께 할 수 있는 스트레스 제로의 릴랙스가 얼마만인지... 재택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면서 하루하루 나름의 방식으로 해내려 했던 것이 나도 모르게 긴장되어있던 일의 연속이었나 봅니다. 이곳에서 좀 흐트러지고 좀 나른하게 게으름 피우는 것이 어색하지만 편안합니다.

 

 

생각이 늘 많은 딸은 유독 새가 정말 많았던 이 캠핑장에서 새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합니다. 바람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강을 바라보니 너무 행복하다며 한참을 이렇게 기대 있던 첫째...

 

 

캠핑장 바로 앞에 이 곳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아이들 재롱을 보며 하나하나 추억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이렇게 대화를 하며 웃을 수 있다니 우리 아가들 많이 컸구나... 새삼 감동이 되어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작은 시골마을의 잘 가꾸어진 집과 정원들을 구경하는 것은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몰라요. 

 

 

초가집을 연상시키는 북독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볏짚 지붕들... 정갈하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캠핑장에 카누를 대여해 주어 카누로 아이더 Eider 강변을 거슬러 올라가 보기도 했어요. 

 

 

두 시간을 강물에서 노 저었더니 어깨가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이래서 로잉머신을 사나 싶더라고요. 컴퓨터에 오래 앉아 있었던 어깨 근육이 시원해짐을 느꼈습니다. ㅎ

 

 

소박한 선착장을 둘러보고 있으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긴장이 풀립니다.

 

 

남편도 어릴 적 Segelschiff 클럽에서 오래 활동해서 브레멘 베저 강을 따라 계속 1주일 세일링을 하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옛날 추억에 잠시 잠겨 봅니다. 

 

 

아이들이 자러 캠핑카 침대 위로 올라가면 저희는 책도 읽고 체스도 하고 영화도 봅니다. 캠핑장 내 와이파이를 하루에 2~3유로씩 주고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와이파이는 사지 않고 캠핑 와 있는 동안은 되도록 폰을 붙잡고 있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라라 랜드 영화.. 캠핑 오면 꼭 한 번은 보는 저의 단골 영화입니다. 노래도, 줄거리의 현실도 좌절치 않고 열심히 계속 꿈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그 모습이 다 내 독일 살이 모습 같아 마음의 위로와 공감을 주는 애정 하는 영화! 

 

 

캠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Tönnig이라는 도시에 가서 구경도 하고 아기자기 골목들을 산책합니다.

 

 

항구도시들의 한자도시를 상징하는 건물들을 구경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어요. 오래전부터 상징적으로 만들어 둔 저 건물 꼭대기의 오브제들도 흥미롭고요.

 

 

그 건물에 달려있는 오브제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면 귀엽기도 하고 그 아기자기함에 눈이 호강합니다.

 

 

분수를 가진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예쁜 집들을 보고 있는 둘째.

 

 

저는 역시 부산여자~ 항구도시의 저 배의 저 닻을 보면 항구도시다~ 고향생각 또 나고요.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아기자기 모습들.

 

 

항구도시는 역시 생선!! 예쁜 생선가게 식당들도 줄지어 있습니다.

 

 

저희는 저렇게 요트가 정박해 있는 곳이 바로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피시 앤 칩스를 먹으며 배부른 한 끼를 먹었습니다.

 

 

감자튀김이 정말 맛났던 곳! 저는 피시 앤 칩스. 우리 집 독일 아저씨는 당연 Currywurst 커리소세지.

 

 

작은 모래사장이 바다로 이어지는 강을 끼고 있어 아이들은 모래놀이 삼매경 저희는 맥주와 독서 삼매경 한 시간 정도 여유를 부렸어요.

 

흥이 많은 신이 난 우리 둘째! ㅎ

 

 

남편이 보고 싶어 했던 Eider - Sperrwerk 아이더 슈페어벡에도 다녀왔는데요. Sperrwerk 은 수문 같은 것인데요. Nordsee 북해의 물이 강으로 흐르는 물의 양을 통제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1962년 함부르크 대홍수 참사 이후 북해에서 넘처오는 물의 양을 조절하기 위하여 1967년~1973년 동안 만든 댐 같은 수문입니다. 독일 수문 중 가장 규모가 큰 수문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보면 그 웅장함과 조수간만의 차로 물이 들어오는 속도와 그 규모가 구경할만합니다.

 

비디오를 찍어봤는데 밀물 때라 물이 차오르는 것이 무섭더라고요. 

 

독일 친구들에게 Eider로 캠핑 갔다 왔다고 하니 다 Eider-Sperrwerk을 다녀왔냐고 물어보더라고요. Eider 강 하면 이 수문을 떠올리나 봅니다.

 

 

근처 석기시대 공원이 있어서 아이들과 도착했는데 시골답게 정말 아무도 없더라고요. 나중에 저희랑 다른 가족 한 가족 봤네요. ㅎㅎ 근데 생각보다 잘 가꾸어 놓아서 놀랐다는요. 

 

 

Steinzeit park은 석기시대 공원으로 한국 민속촌처럼 약간 석기시대 집고 당시 쓰던 물건, 놀이기구, 사냥도구, 사냥 방법 등을 전시 해 둔 곳인데요.

 

 

아이들 체력 단련하는듯한 이런 곳도 있고요. ㅎㅎ 다 이 동네 학생들이 만든 프로젝트라고 해서 더 흥미로웠습니다. 지역 학생들이 지역관광을 위하여 프로젝트로 이것저것 만든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이리하여 석기시대 집촌들을 구경하는데요. 

 

 

공룡에 심취해 있는 아들은 이거 공룡뼈냐며 ㅎㅎㅎ 신기한 것들 투성이인 이 석기시대 ㅎ

 

 

나름 집 안에 동물 가죽 등 꾸며놓은 것들이 진짜라서 현실성 나면서 좀 재미있더라고요. 소위 키치 하지 않아서 신선했습니다.

 

 

활쏘기 시범하는 곳도 있어서 아빠다 멧돼지를 명중시키자 아들은 흥분하고 딸은 너무 불쌍하다며 표정관리를 못하고 있더라고요.

 

 

어린이용으로 아들도 활쏘기 한번~ 재미있었어요.

 

 

동생이 하는 것을 보더니 용기 내 어보는 딸. 저 족제비 같은 아이를 맞춰봅니다. 

 

 

정말 아무도 없어서 석기시대 진짜 온듯한 착각이 들었어요.. 여긴 어디 우린 누구...

 

 

ㅎㅎ 한가로운 석기시대 민속촌에 어색한 비행기 지나간 자국들...

 

 

특히 동물들을 유인해서 당시 사냥했던 방법들이 재현되어 있었는데 당시 사람들도 머리가 너무 좋았더라고요. 쥐덫 유인하듯이 큰 동물도 유인해서 가둬 칼이 찔러지게 반자동 시스템을 만들어두질 않나... 제가 더 흥미로웠습니다. 

 

 

큰 돌덩이 옮기는 것도 실질적으로 저렇게 놓여있어서 뭔가 정말 진짜 석기시대 같은... 느낌이 들고 재미있었네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더 현실성 없이 타임머신 타고 우리 가족만 석기시대 온 느낌이었어요. ㅎㅎ

 

 

당시 사용하던 관과 무덤 형태 등 아이들도 흥미롭게 구경했어요. 

 

자전거로 동네를 또 동네 투어 하는 것은 너무 신나는 일이지요. 돌아올 땐 극기훈련으로 바뀌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라이딩은 정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울 둘째는 아직 아빠 뒤에 자전거에 앉아 열심히 졸기만 하더니마는 캠핑장 도착해서는 가장 피곤해하셨다는..

 

 

여하튼 돌아와서 우리는 맥주 한잔 아이는 아이스크림 한잔~

 

 

아빠랑 원 없이 게임도 하고요~

 

 

누나의 다정한 손길로 두 발 자전거를 뗀 우리 둘째!! ㅎㅎ 동생을 격려하면서 인내심 있게 잘 가르쳐준 우리 첫째 덕에 이렇게 두 발 자전거를 떼고 가네요.

 

 

엄마와 요가도 하면서 체력단련 정신수양도 하며 잔디밭을 뒹굴어 봅니다.

 

 

하루 이틀 무념무상으로 넋을 잃고 멍하니 바람에 흔들리는 큰 나무들의 소리를 들으며 원 없이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읽고 싶었던 책을 뒤적거리며 힐링하고 왔어요. 에너지를 가득 채워 일상으로 돌아오면 하루 만에 또 방전되겠지만 추억과 이야기할 거리를 한가득 만들어왔으니 또 일상의 행복한 반복 열심히 가동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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