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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불고
우중충한 날씨로
사람의 기분까지 우중충하게 만들던
함부르크 날씨가 드디어 봄을 알려왔어요.
구름한점 없이 쨍쨍한 날씨에
살랑살랑 봄바람까지
교회를 가기 전
집에 있기 아까운 시간이였어요.
집 뒤 산책길에 큰 연못이 있어요.
오리들이 살고있는데
딸 오리 구경시켜주자! 싶었죠.
먹다남은 식빵과 Brötchen을
버리려하면
(좋게 말하면 절약정신이 투철한,
나쁘게 말하면 자린고비인) 독일 남편이 늘
오리줘야한다면서
냉동실에 꽁꽁 얼려두었는데요.
드디어 그것들을 처리할 시간이 왔습니다.
해동시키고 지퍼백에 넣어서
보비카를 끌고 딸아이를 태워
오리 밥주러 나갔어요.
남편은 몰려드는 오리떼를보며
오리왕이라도 된 듯 흡족해하며
빵쪼가리를 던져주었어요.
오리를 가까이서 처음 본 딸아이는
손가락질하며 "다~... 어!! 으!!"
할 수 있는 모든 외계단어를 내뱉았어요.
푸드덕 거리며 날아드는 오리들이
저는 무서워서 흠칫흠칫 했지요.
아기는 아직 겁이 안나나봐요.
가까이가서 만져보려고 하고 ㅎ
집으로 돌아오는길엔
기어이 보비카를 뒤에서
밀고 가겠다고 고집을 피워
넘어지고 일어서길 반복하면서
낑낑 보비카를 밀고 왔네요.
편하게 앉으면
끌어줄것을...
시키지도 않은 노동
열심히 하더니마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교회가기 전까지 숙면을 취하더라구요.
언제까지 이런날씨가 지속될 지 모르겠지만
함부르크 날씨가
이런날이 드무니
날씨 좋을때
야외활동 열심히 해서
햇빛도 쐬어줘야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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